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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대한옥건축
「용암세장」은 1929년 운사 안경진(雲史 安坰鎭)이 건립한 근대 한옥의 건축물로 순흥안씨 문중 고택이다.
용은 예부터 상서로운 기운을 상징하고 있는데, 동네 입구 둔덕(현재 저수지)에 누워있는 바위가 용의 모습을 닮아,
이 터에서 대대손손 번창하기를 바라는 뜻으로 건축주가 용암세장(龍巖世庄)이라 당호를 짓고,
친필 휘호(揮毫)로 현판을 만들어 사랑채 처마 밑에 달려 있다.
계단을 중심으로 아래에 있는 암사초당(巖史草堂) 세 채는 1800년대 동학혁명 이전에
암사 안사묵(巖史 安師黙)이 애초에 갈대집으로 지은 것이고, 위 세 채는 그의 아들 운사가 건립한 것이다.
안채, 사랑채, 아래채, 문간채,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근대 한옥의 특징이 잘 담겨 있는
건축물로 유교적 생활규범을 지킬 수 있도록 가름벽을 조성하여 공간 구성의 격조를 높이고 있는 것이 돋보인다.
아울러 긴 세월 빈집을 지켜온 정원의 나무들, 특히 백 년 넘은 향나무가 용트림하는 모습이 장관이다.
일찍이 운사와 사돈 간이던 매천 황현 선생, 운사의 아들 춘사 안상선(春史 安尙善 ; 초대 전주시장)과
친분이 두터웠던 백범 김 구 선생 등 우국지사들이 다녀갔고, 명창 신금홍이 석 달을 머물면서 소리 공부를 한 뒤,
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.
근래에는 1965년 운사의 손녀 안 영(安 泳)이 순수문예지 『현대문학』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하면서
추천인 황순원 선생이 동료 서정범 수필가, 아들 황동규 시인과 함께 와서 머물고 간 곳이기도 하다.
「용암세장」은 근대 한옥의 구조 및 배치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서 관련 연구자들에게
건축사적 자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우리 광양시 귀중한 건축문화유산의 우수성을 후대에 길이 보존하기 위하여
「암사초당」과 함께 총 여섯 채를 묶어 2015년 2월 17일 광양시 향토문화유산 제15호로 지정하였다.